
거제도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여행 전에는 막연하게 제주도 말고 한 번쯤 가볼 만한 섬이라는 정도의 기대감으로 출발했다가 막상 해금강 앞에 서면 왜 이 섬이 명승 제2호를 보유하고 있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됩니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지만 여행지로서의 매력은 크기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거제도가 특별한 건 규모보다는 밀도인데, 남부 해안 하나의 구간 안에 기암절벽, 외도보타니아, 바람의 언덕, 몽돌해변이 모두 들어 있으며, 그 어느 것도 과장 없이 볼 만한 곳들입니다.
거제도 남부 해안의 특별한 지형
거제도 남부 해안을 처음 보는 사람은 우리나라 해안선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는데, 동해안의 긴 모래사장이나 서해안의 갯벌과 달리 거제도 남부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단단한 암석이 수백 년의 파도에 깎이면서 만들어진 수직 절벽과 해식동굴이 연속됩니다.
이 지형이 해금강을 만들었습니다. 주상절리가 겹겹이 쌓인 절벽이 바다 위로 10미터 이상 솟아오르고 그 사이로 좁은 해협이 형성되어 빠른 조류가 흐르는데,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시간대에 보면 바위 표면이 황금빛과 구리빛으로 물들어 단순한 자연 지형 이상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해금강 완전 정복
유람선으로 보는 해금강
해금강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타야 합니다. 갈포항에서 출발하는 40분짜리 코스는 해금강의 외부를 한 바퀴 돌면서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각도로 기암절벽 사이사이를 지나는데, 바위 벽이 양쪽으로 솟아오른 좁은 해협을 통과할 때는 그 높이와 규모가 실감 납니다.
유람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항되며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배차 간격이 달라집니다. 성수기에는 줄이 길어지니 오전 일찍 탑승하는 것이 좋습니다.
걸어서 보는 해금강
유람선과 함께 해안 산책로를 걷는 것을 권합니다. 해금강 위쪽으로 이어진 산책로에서는 유람선에서 볼 수 없는 부감 시점으로 해금강과 한려수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고, 편도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해금강 감상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날씨 의존도가 높다는 것인데, 흐린 날이나 안개 낀 날에는 유람선 운항이 취소되거나 시야가 좋지 않을 수 있으며, 방문 전날 날씨 예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가능하면 맑은 날 아침을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외도 보타니아: 40년의 손길이 만든 섬 정원
외도는 거제도 남부에서 배로 2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인데, 한 부부가 무인도였던 이 섬을 40년에 걸쳐 아열대 식물원으로 가꾸었고 현재는 3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국내 유일의 사설 해상 식물원이 되었습니다.
정원은 장미원 선인장 온실 지중해풍 테라스 등 여러 섹션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구역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망이 식물과 어우러져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학동항 또는 와현항에서 배를 탈 수 있으며 관람에는 90분에서 2시간이 적당합니다.
바람의 언덕과 학동 몽돌해변
바람의 언덕
해금강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바람의 언덕은 거제도 여행에서 가장 많이 찍히는 풍경 중 하나입니다. 넓은 잔디 언덕이 바다를 향해 탁 트여 있어 청명한 날에는 눈앞이 탁 트이는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억새가 언덕을 물들입니다.
학동 몽돌해변
학동 해변은 모래 대신 손바닥만 한 검은 몽돌(자갈)로 이루어진 특이한 해변입니다. 파도가 몽돌 위를 쓸고 지나갈 때 나는 특유의 소리가 인상적입니다. 수영도 가능하고 아침 산책 코스로도 좋습니다. 외도 보타니아 페리 출발 전후로 들르기 좋은 위치입니다.
거제도 숙소 찾기와 예약 요령
거제도 여행에서 숙소 위치는 여행의 질을 크게 좌우합니다. 해금강 인근에 머무르면 아침 일찍 유람선을 타거나 해 질 녘 산책로를 걷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거제도 숙소를 검색할 때 korean.visitkorea.or.kr을 활용하면 한국관광공사에 등록된 검증된 숙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식 등록 시설이라 기본적인 운영 기준을 충족한 곳들입니다.
최근 거제도 남부에서는 프라이빗 독채 풀빌라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외부 시선 없이 개인 수영장과 바베큐 시설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어 커플 여행이나 가족 여행에 적합합니다.
예약 시 꼭 확인할 것들
수영장 이용 요금은 숙박 요금과 별도로 청구되는 경우가 많으며, 온수 수영장은 보통 7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의 추가 요금이 발생합니다. 예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세요.
바베큐 시설 이용도 대부분 별도 요금입니다. 식재료는 직접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금강 인근에는 대형마트가 없으므로 거제 시내에서 미리 구입해야 합니다.
체크인은 오후 3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가 일반적입니다. 오후 8시 이후 늦은 체크인 예정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연락해야 합니다.
추가 인원 요금도 체크인 전날까지 결제를 완료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약 인원을 초과하면 입실이 거절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거제도 남부 먹거리: 바다가 차려주는 밥상
거제도에서는 바다가 직접 차려주는 밥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남해와 대한해협이 만나는 해역에서 잡히는 해산물은 신선도와 맛이 뛰어납니다.
- 갈포항 횟집
- 갈포항 인근 횟집에서 먹는 활어회는 거제도 여행의 꽃입니다. 당일 잡은 광어 우럭 도다리를 바로 썰어 내주는 신선함은 도시 횟집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초장과 된장 깻잎 쌈 채소와 함께 먹는 한국식 회는 처음 경험하는 분들도 금세 좋아하게 됩니다.
- 고등어 구이
- 거제도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생선입니다. 신선한 고등어를 반으로 갈라 구워내면 껍질은 바삭하고 살은 촉촉합니다. 밥 한 그릇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 게장
- 거제도에서는 싱싱한 꽃게로 담근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밥 도둑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게장 전문 식당에서 제대로 먹어보세요.
거제도 교통 정보
부산에서 거제도로
자가용 이용 시 거가대교를 통해 부산 도심에서 약 1시간이면 도착하며, 거가대교 통행료는 왕복 기준으로 확인하고 떠나세요. 고현(거제시내)에서 해금강까지는 추가로 40분이 소요됩니다.
버스는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거제 고현까지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며, 고현에서 해금강 방향으로 로컬 버스가 있으나 배차 간격이 길어 렌터카를 추천합니다.
거제도 내 이동
거제도 남부를 제대로 여행하려면 렌터카가 사실상 필수입니다. 고현 버스터미널 인근에 여러 렌터카 업체가 있는데, 해금강 인근 일부 구간은 좁고 경사진 도로가 있어 주의가 필요할 수 있으며, 숙소 대부분은 무료 주차 공간을 제공합니다.
시즌별 거제도 여행 팁!
봄(3~5월)은 유채꽃과 벚꽃이 피는 시즌으로 날씨가 온화하고 인파가 적어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여름(6~8월)은 성수기로 숙소 예약이 필수이며, 바다 풍경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가을(9~11월)은 해산물이 제철을 맞아 식도락 여행에 최적이고 겨울(12~2월)은 한산하고 저렴하지만 일부 시설이 단축 운영됩니다.
마치며
거제도 남부 해안은 한 번 다녀온 후 다시 찾게 되는 여행지이며, 해금강의 웅장함 외도 정원의 이국적인 분위기 갓 잡아올린 해산물의 신선함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은 국내 어느 여행지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지 않습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1박 2일 이상 일정을 권장합니다. 당일치기로는 이 해안이 가진 매력의 절반도 경험하기 어려운데, 숙소에서 보내는 저녁과 아침이 거제도 여행을 완성시켜 줍니다.
